티스토리 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 왓챠에서 공개되었다. 폐허가 된 서울에 유일하게 남은 단 한 채의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하지만 그저 불행한 상황만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생존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려내 색다르게 다가오는 재난 영화이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보 및 출연진
2023년 8월 9일 개봉한 드라마, 스릴러 장르의 영화이다. 2023년 여름 한국영화 빅 4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개봉했으며 재난, 디스토피아 소재의 작품이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15세 이상 관람가에 러닝타임은 130분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친절한 금자씨>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맡았다. 김숭늉 작가의 <유쾌한 왕따>라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출연진은 한껏 성숙해지고 이뻐진 박보영(명화 역)의 등장에 놀랐고, 배역에 맞는 퀭한 얼굴의 이병헌(영탁 역)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박서준(민성 역)의 출연은 솔직히 상상도 못 했고, 부녀회장 역으로 나온 김선영의 연기는 한결같이 정감이 있었다. 김도윤(도균 역)이 보여준 인간다운 굵고 짧은 연기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카메오로 특별출연한 엄태구(노숙자 역)의 능청 연기에 웃었고, 노숙자 2로 출연한 김준배의 표정 연기도 볼거리이다. 비주얼과 전혀 다른 두 출연진. 아주 잠깐이었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이 외에 박지후(혜원 역), 김도윤(도균 역), 권은성(주몽), 나철(국회의원), 김병순(경비원), 이효제(지혁), 박경찬(슈퍼마켓), 장선, 김권후, 김선경 등이 출연했다.
간략 줄거리
어느날 갑자기 서울에 대지진이 발생했다. 다행히도 민성과 명화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신의 가호라도 받았는지 유일하게 멀쩡한 건물이었다. 정신없는 재난 당일이 지나고 민성은 관리 사무실을 찾아가 보지만 누구 하나 재난을 겪어본 사람도 관련해서 교육을 받거나 하는 사람도 없었기에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명화는 차분하게 집에 식량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체크한다. 주말에 마트 가자고 할 때 갈 꺼려하는 민성은 뒤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빠가 걱정되어 울먹이는 명화를 민성은 조금만 기다리면 구조대가 올 거라며 다독여 본다. 그날 밤, 누군가 민성의 집 문을 절박하게 두드린다. 아이를 게리고 온 엄마였다. 민성은 문을 열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가 있어 갈등하는데 명화가 선뜻 두 사람을 집에 들이고 방까지 내어준다. 이제 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전히 밖은 소란하고 답이 없었다. 바깥 상황을 보러 나갔던 민성은 시계와 통조림을 맞바꾼다. 아내 명화에게 주려는 마음이었다. 얹혀사는 모자와 함께 먹자는 명화에게 제발 이번만은 둘이서 먹자고 애원하는 민성. 복숭아 통조림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 병화와 분위기를 잡아보려 하지만, 예의는 밥 말아먹은 아이가 방문을 벌컥 여는 바람에 뜨밤도 물 건너가고 통조림도 나눠먹게 된다. 민성은 모자가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에게 지낼 곳을 내어준 것을 감사할 줄 모르고 식량도 축내기 때문이었다. 다들 사는 것은 비슷한 것일까. 다른 집에서 칼부림이 일어나고 만다. 그것도 모자라 집에서 불까지 나서 사람들은 모두 혼비백산하게 된다. 그때 한 남자가 어디서 소화기를 들고 바람처럼 뛰어와 안에 소화기를 뿌리고 재빨리 밖으로 나와 소화전을 사람들의 손에 쥐여준다. 얼떨결에 소방호스 가장 끝을 잡게 된 민성과 그에게서 호스를 넘겨받아 불타는 집에 뛰어들어가 불을 끈 남자. 그는 902호 치매 걸린 노인의 아들 '김영탁'이었다. 혹여나 불 때문에 아파트가 무너지기라도 할까 봐 걱정이 되어 몸 사리지 않고 불구덩이로 뛰어든 것이었다. 알고 보니 칼을 맞은 사람은 집주인이었는데 재난을 겪고 집에 들어와 보니 외부인들이 집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싸움이 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외부인들의 거취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민회의가 열린다. 주민회의는 중구난방에다가 다들 의견은 극단적이었다. 다 같이 살 방법을 찾자는 명화의 이야기에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냐고 덤비는 사람들. 민성은 부녀회장이 얼결에 의견을 물어봐 이런 상황에서는 구심점이 될만한 리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희생정신이 투철하고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수 있는 책임감과 결단력이 있는 사람 말이다. 모두들 한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은 바로 김영탁이었다. 주민들은 외부인을 쫓아낼지 함께 살지에 대해 주민투표를 한다. 이 날씨에 쫓아낸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는 사실에 눈감는 것일 수도 있다. 압도적인 수로 외부인을 쫓아내기로 결정되었고 영탁은 민성에게 행동대장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황궁아파트의 주민들은 외부인들에게 빈 집을 나눠주겠다는 이유로 그들을 밖으로 나오게 한 후, 주민이 아닌 사람들은 나가달라고 통보한다. 사람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무력사태로 번지고 만다. 그 과정에서 머리가 깨지고 만 영탁. 그는 피를 철철 흘리면서 외부인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는데.. 과연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 것일까.
후기
배우 이병헌은 정말 타고났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배역 표현력이 신의 경지에 닿은 듯했다. 영화 중간중간에 극본에 있는 대사를 친 것인지 아님 애드리브인지 모를 정도로 매우 자연스러웠다. 또 영화 초반 어리버리한 말투와 행동을 보이는데, 이후 주민 대표를 맡고 사람들이 의지를 하자 점점 자신감 있는 목소리와 모습을 보이는 과정, 그리고 뻗친 머리는 스타일링은 정말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부녀회장이자 주부 역을 맡은 김선영은 자연스럽게 캐릭터 연기를 소화하며 이야기 흐름에 잘 녹아들어 갔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펼친 혼나간 연기에 나도 모르게 뭉클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바로 발생한 지진, 스피디한 전개로 러닝타임 130분 동안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암울한 상황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헤쳐나갈지 숨 죽이며 지켜본 것 같다. 시나리오가 탄탄한 나머지 배우들이 마음껏 그 안에서 뛰어다니는 느낌이 강했다. 주연, 조연 등 모든 출연자들의 캐릭터들의 표정, 대사, 호흡, 움직임까지 입체적인 연기가 인상 깊었다. 흥미로운 소재와 전개,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도 흡족했던 영화로 추천한다.